

인천 송도국제도시 도심 공원에서 털이 빠진 너구리가 잇따라 목격돼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송도 수변공원 일대에서는 머리와 꼬리를 제외하고 몸통 전체에 털이 없는 너구리들이 등장했다. 일부는 사람을 크게 경계하지 않고 천천히 수풀 속으로 이동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원을 산책하던 한 주민은 "저녁에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너구리와 염소를 섞어놓은 듯한 동물을 봤다"며 "주변에서도 비슷한 동물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불쌍해 보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개선충은 피부에 기생하는 진드기의 일종으로, 감염되면 심한 가려움과 탈모를 유발한다. 너구리는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는 습성이 있어 감염이 다른 개체로 번질 위험도 크다.
개선충은 드물게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경우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야생동물 발견 시 거리를 두고 관할 기관에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송도 일대에서 너구리 출몰이 잦아지자, 인천시설공단은 "가까이 접근하면 상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발견 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모른 척 지나가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주요 공원에 설치했다. 연수구는 너구리들이 기존 농경지나 산림지 개발로 서식지를 잃고 도심 공원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수구 관계자는 "과거에도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 신고가 접수돼 구조를 시도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포획이 이뤄지면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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