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유력 교황후보 12인'중 한 명으로 꼽은 유흥식 추기경.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충남 논산 출신으로 2003년 주교품을 받고 2005년 대전교구장에 임명된 유흥식 추기경. 2014년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청년대회를 준비하던 그는 교황에게 편지를 썼다. “브라질(세계청년대회)에서는 300만명이 모였지만 우리는 2000명밖에 안 됩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교황님을 뵙고 싶은 뜨거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오시겠습니까?” 교황은 대륙별 청년대회에는 참석하지 않던 관례를 깨고 한국을 찾아왔다. 그리고 7년 후인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흥식 당시 대전교구장 주교를 한국인 최초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에 발탁하면서 대주교로 승품했다. 이듬해엔 한국인으로서 네 번째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불과 1년 사이 이뤄진 초고속 승품이었다.
교황은 2022년 8월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추기경님은 많은 덕을 지니고 계십니다 유 추기경님은 좋은 자질을 많이 지니신 분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분을 임명한 중요한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사제들과 무척 가까운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주교는 참으로 사제들과 가까운 사람이어야 합니다. 저는 주교님을 본 적이 있고 알고 있었는데, 모두가 그분에 대해 사제들과 정말 가까운 주교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저는 그분을 성직자부로 부르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교황과 유흥식 추기경은 평소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자로 유흥식’ 책 추천사에서 “다정하고 서글서글한 성격을 지닌 추기경”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성직자부는 교황청의 16개 부서 중 하나로 전세계의 사제들을 교육, 관리한다. 유흥식 추기경은 탁월한 업무 추진력과 활달한 리더십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인간발전부의 알레산드라 스메릴리 차관은 당시 유흥식 추기경에 대해 "추기경님은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넓고 깊은 관계를 좋아하세요. 저희 교황청에서 하고 있는 교육은 인간 중심의 통합 교육을 지향하는데요. 소외된 사람들, 인권을 박탈당한 사람들, 불법 이민자들이나 난민들을 보살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 없이는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신학교 시절 그를 가르쳤던 은사는 "추기경이 사제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사제들의 교육에 아주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한국에 있을 때부터 사제들을 매우 사랑한 것을 알고 있어요. 분명히 유 추기경은 사제들을 깊은 형제애를 가진 사제들로 훌륭하게 교육시킬 것이 분명하고 사제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사제들로 교육을 잘 해낼 것이고, 특히 자신과 같이 열정과 미소를 잃지 않는 그런 사람들로 훌륭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라고 그를 평가하기도 했다.
유흥식 추기경을 '유력 교황후보 12인'에 올린 코리에레델라세라는 그를 “포콜라레 운동의 일원”, "북한을 네 차례 방문해 남북한 평화와 화해의 대화를 모색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카톨릭에서는 교세가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 교황 탄생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유흥식 추기경은 같은 아시아 출신인 필리핀의 타글레 추기경과 함께 아시아권 교황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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